FAQ

 

*  태어나서 한 살 반 정도가 되면 아이들은 두 발을 딛고 세상을 탐험하며 '안 해 안 해~'하며 자아의 싹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기의 놀라운 발달은 그림을 통한 자기 표현의 시작인데요.

소근육의 적절한 발달을 통한 손 끝의 연장으로 나와 세상을 나와 분리시킨, 그러나 나로부터 시작되는 대상화의 표현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의 그림은 어떻게 발달하는지, 아이들의 그림이 어떻게 '나' 자아의 발달과 연결되어 있는지

잉에 브로흐만의 <우리는 그림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 아이들 그림의 비밀>을 통해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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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이 지나치게 시끄럽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로부터 무엇을 그리라는 지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경우,

거의 모든 아이들이 일정한 발전 양상을 아주 뚜렷하게 보인다. 아이들 그림에서 형태 언어 및 의지 언어가 거치는 단계들은 다음과 같이 구별 될 수 있다.

 

  그림의 발전은 종이 위로 '내리꽂히는 선들'로 시작된다. 종이 위에 나타나는 작은 선들은 커다란 팔 동작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 다음 단계에서 아이는 물의 흐름처럼 보이는 형태들이 지면 전체에 고르게 퍼지도록 동작을 서서히 조절해 나간다.

'끄적거린 선' 혹은 소위 '날아가는 선'이라고 말하는 그림은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다.

이런 이름을 붙인 이유는 그러한 선에서는 시작도 끝도 알아볼 수 없고, 위도 아래도 가려낼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한 무리의 새떼가 하늘을 나는 형상처럼 모든 것은 날아가고 계속해서 선들이 꼬리를 물고 나온다.

이러한 그림들 자체에 무희적인 요소와 리듬의 요소가 들어있다.

한 살에서 세 살 사이의 아이는 경쾌하고 우아하게, 그리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지극히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린다.

이 국면에 뒤이어 나타나는 발전은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날아가는 곡선들로부터 발전되어 나온 나선 형태이다. 이것은 점차 가운데 또렷한 점이 있는 둥그런 닫힌 머리 형태로 된다.

이런 그림들은 대략 세살 때 완성되며, 아이가 자기 자신을 "나"라고 말할 때 나타나는 , 흔히 자아 형태라고 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 원들로부터 기다란 선들이 마치 감각신경처럼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그리고 이러한 가지들이 간혹 한 방향으로 구부러져 있어서 마치 발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형태를 우리는 "머리 발 그림"이라고 일컫는다.

 

  기다란 선들이 서로 분리되어 가로선과 세로선으로 되기까지 "머리 발 그림"은 계속해서 날아가는 듯한 요소를 가진다.

이러한 가로선과 세로선은 머리에서 뻗어나가는 팔과 다리의 시발점이 된다.

이후에 여기에 몸체가 덧붙여져서 흡사 거대한 머리에 부가된 요소처럼 보인다. 그리고 팔의 단초는 아래쪽으로 이동해서 머리에서 몸통으로 옮겨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는 자꾸 작아지고 몸통이 주도적이 된다. 아직은 팔과 다리가 아주 정확하게 묘사되지 않지만, 이제 세로 방향만큼은 분명해진다.

  둥근 선과 직선들은 점차 인간의 모습이 되어간다. 이러한 과정은 두 살 반부터 다섯 살 사이 아이들에게서 진행된다.

이 시기에는 이것 말고도 '집'과 비슷한 형태들이 '리드미털하게 반복되는 현상'들이 맣이 나타난다.

 

  선을 서투르게 '끄적거리는 ' 행동으로부터 발전되어 나오는 또 다른 그림의 방향이 있는데,

그것은 아이가 열과 성을 다해 같은 곳에 많은 선들을 중첩해서 그리기 시작하는 시기에 나타난다.

처음에 나타나는 형상은 공중에 떠 있는 나무 둥치 모양으로 종이 위에 비스듬히 그려진다.

같은 시기에 아이는 이와 같은 힘찬 가로선들을 그리고, 그 위에 나선형의 둥근 머리 모양을 그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체는 점점 수직에 가까워지고, 많은 가로선이 중첨되게 그려지던 양상은 점차 하나의 개별적인 선으로 되어가고,

아울러 양손은 균형을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형태 아래쪽에 두 발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우리는 이 형상을 "나무 인간"이라고 한다.

"나무 인간"의 형상은 무엇보다도 직립의 힘을 강조하고 있따. 이러한 인간 형상은 아이의 강한 의지를 통해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발전은 "머리 발 그림"의 발전과 나란히 진행된다.

 

  일종의 자아를 나타내는 그림도 이러한 나무 인간이 십자가 형태로 단순화되면서 나타난다. 그러한 것들 역시 세살 끝 무렵에 보인다.

세 살이 되어서야 아이는 비로소 두 개의 선을 십자 형태로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십자를 하나의 원 안에 감싸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머리 발 그림"과 "나무 인간 그림"으로 나아가는 발전 방향이 겨냥하는 목표는 같다.

즉 직립한 인간을 묘사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 점을 이어 자신은 의식하지 못한다.

  다섯 살 이후에는 무엇보다도  두 팔과 두 다리가 나타나는 발전을 보인다. 이 때 다리는 커다랗게 그려진 발로 인해 뚜렷하게 드러나며,

다시 두 발은 땅을 굳건히 딛고 서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때부터 아이는 주변 세계의 사물들은 그리기 시작하며, 그림의 윤곽과 배경도 상세히 그릴 수 있게 된다.

 

  그림을 그릴 때 아이는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그림을 진척시킨다.

다시 말해서, 두 살 반이나 세살까지의 그림은 공중에 떠서 아이 자신과 동일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후 네 살부터 여섯 살까지 아이는 공간 안에서 방향을 잡는다.

그렇게 해서 수직의 차원과 수편의 차원이 생기고 (아래와 좌-우), 지면은 반복으로 인해 리듬을 가지는 많은 형태들로 채워진다.

여섯 살 이후에 아이는 마침내 땅에 안착하고, 따라서 머리 위에 하늘을 갖게 된다.